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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2008. 7. 18. 03:32

우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한정 박스셋이 결국 취소됐다.
그동안 HMV에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몇일전에 주문 취소 메일이 왔다.
+ from  http://www.hmv.co.jp/Product/detail.asp?sku=2712847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이미 박스셋 발매를 두 번이나 철회한 경력이 있었음에도.
여느때처럼 케빈 쉴즈의 낚시질에 고스란히 당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이번에는 일본 HMV에서 구체적인 트렉 리스트까지 걸고, 예약 주문까지 받아버린 상태였는데. 결국 케빈 쉴즈가 박스셋 자켓 디자인을 검토하기로 해놓고서 잠수를 타버리고, 앨범에 대한 최종 싸인을 무기한적으로 연기함으로써 발매 자체가 무산되었다고 한다.
+ from http://www.mybloodyvalentine.net/news/index.html

덕분에 박스셋 마켓팅 효과를 톡톡히 본 이들의 유럽 공연들은 매진되었고.
내년에 발매 예정으로 있는 신보 역시 상당히 이슈화되었다. 신보 역시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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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어. 대체 상품으로 지른게 있었으니.
그간 호시 탐탐 노려오던. 다른 앨범들을 구해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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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빠들의 묻지마 매수로 뜻하지 않게 기대 이상으로 상한가를 쳐버린.
어릴적에 무척 많이 들었던. 넬 인디 1집「Reflection of」가 먼저 타겟이 되었다.
(이로서 나도 넬빠중에 한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중고 거래가를 생각해본다면. 재발매가 되는 것이 상식일텐데.
이런저런 이유로 재발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처럼 된 듯 하다.
그 이유라는 것은 레이블이 망했다라는 것과 마스터 시디가 분실되었다는 것이라는데.
+ fr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08&aid=0000009354

레이블 역활을 하던 Imstation이라는 인터넷 방송국이 망한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이 역시 판권 재계약을 통해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풍문과는 달리 EMI는 유통만을 담당했고 지구레코드는 공장에서 앨범만 찍어줬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인 마스터 시디의 분실 역시 큰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
LP판도 복각이라는 이름으로 CD화가 되는 세상인데.

밴드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재발매가 가능할텐데.
아직 그러지 않는다는 건. 순수하게 재발매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밴드는 이 앨범은 이대로 잊혀지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면서.
품귀 현상 자체를 하나의 마켓팅 전략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 from http://www.dcnews.in/etc_list.php?code=succeed&id=11337&curPage=&s_title=1&s_body=1&s_name=&s_que=nell&page=1

10년전에 Nell이 손가락 빨면서. 신세 한탄하고 있을 때.
신나게 MP3로 다운받던 단죄를 지금에 와서 받듯이.
이 앨범을 이제와 꽤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게 되었지만.
사실 나는 이런식의 희귀 앨범 문화가 어린 세대에도 인식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앨범은 앞으로도 재발매가 계속 안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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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로. 얼마전에 중국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마치고 귀국한.
있다씨와 마르키도씨를 만나러 갔다가 요기가 갤러리에서 시디 한장을 샀다.
요기가는 실험 갤러리이면서 부수적으로 홍샤인씨가 만든 일본 즉흥/노이즈 음악 판매점인 판타지 레코드이기도 하다.

판매를 위해 써 놓은 리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워낙 미사어구가 많아서 오히려 구입에 반감이 든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하지만 일본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 실제 요기가에 가보면 훨씬 다양한 종류의 음반들이 구비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의 음반도 있지만. 다수는 요기가에서 공연하는 일본 실험 뮤지션들과 연계가 되어 있는 밴드들의 음반인 듯 했다.

간 김에 하나 집은 것이 Haino Keiji의 82년 솔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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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씬은 잘 모르니까 입문 용으로 하나 집은 거긴한데.
마르키도씨 말이 이 앨범이 제일 유명하대서.

이 쪽 부류에서 이야기하는 노이즈는 일반적인 록 음악씬에서 이야기하는 노이즈로 풀이하기에는 오해가 많이 따를 것 같다. MONO라던가 Explosion In The Sky와 같은 포스트 록에서 말하는 노이즈도 아니거니와, Steve Albini가 이끌던 하드코어펑크, 그런지 같은 류의 노이즈도 아니다. 심지어 슈게이징과 같은 느낌도 아닌 이 쪽에서 말하는 노이즈 음악은 아방가르드 내지는 즉흥 음악적인 측면이 강하다.



노이즈 뮤지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음에도. 정작 Haino Keiji 본인은 노이즈 뮤지션으로
불리워 지기를 상당히 거부하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노이즈라는 부류에도 속하기를 거부한다면. 표현적인 측면에서 그의 음악을 어떤 장르로 설명해야할지 난감해진다.
어쩌면 Haino Keiji는 아방가르드의 범주에서 해석해도 필요없다고 할 땡깡쟁이가 아닐까.
+ from http://www.yogiga.com/yukie/11_review/03_Rock/03_Rock-6-2.htm

요기가 갤러리에서 가끔 열리는 실험 음악 공연인「불가사리」에 가면 이런류의 즉흥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데이트리퍼의 류한길씨가 이끄는「릴레이」도 그런 분위기라고는 하던데 아직 가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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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전에 충동적으로 구입해버린 음반이 있는데. 너바나 부트렉중 유명한 시리즈인 Outcesticide 첫번째를 구했다. Vol.1은 이 후에 리마스터링이 되서 재발매가 되었는데 내가 구한 것은 초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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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맥그리거가 질질 짜면서 집에 돌아갈 정도로 커트의 눈빛이 강렬하다는 건.
괜히 해보는 헛소리고.

아무튼 너바나의 출처불명의 부트렉은 수십여장에 이르는데.
그 중에서도 오리지널로 칠 수 있는 부트렉은 다음과 같다.
+ from  http://www.livenirvana.com/bootography/index.html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여기에 나와 있지 않은 부트렉을 가지고 있다면. 저것들 중에서의 라이브 음원을 짜깁기해서 만든 짜집기 부트렉이 된다. 따지고보면 부트렉 자체가 해적판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Outcesticide 시리즈는 그들중에서도 각별한 위치에 있다.

Blue Moon이라고 하는 레이블에서 라이센스까지 받아가며 나온 부트렉이면서, 라이브 음원의 희소성이나 퀄리티를 고려해서 5장의 시리즈로 발매한바 있다 (비공식적으로 나온것까지 더하면 8장이 된다). 이 시리즈를 기본 바탕으로 해서 96년에「From the Muddy Banks of the Whiskah」와 04년도에「With The Lights On」이 나오기도 했다. 어떤 트렉들은 그대로 가져다가 사용했는데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공식 라이브 앨범들의 트렉은 리마스터링이 잘되서 깔끔하다는 것. 지금은 이 시리즈가 절판되어서 ebay나 amazon의 오픈마켓에 적잖히 비싼 가격에 올라와 있기도.

요즘에는 전세계적으로 음반 시장이 위축되어 있어서, 부트렉 업자들도 부트렉을 만들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는 부트렉이 정식 사업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너바나의 경우에는 30장짜리 부트렉 셋트도 나온적이 있다고 한다. 이제는 이런 부트렉도 사두지 않으면 희귀반이 되어버리고 만다.

해적판이 희귀 아이템이 된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지만.
흘려 버릴수 있는 사운드의 순간들이. 이런 형태로 살아 남아 추억할 수 있다는 건.
나와 같은 부트렉 긍정주의자들에겐 환영할만한 일이다.


Posted by so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