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삼해소주 시음회

from마음 2024. 9. 22. 11:50

그동안 눈팅만 하던 삼해소주 유료 시음회에 다녀왔다
지인 중에 삼해 소주 아카데미에서 술을 배워 발전 시키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 분들이 만드는 술을 아주 좋아한다.
 
삼해소주 공방은 마포 어딘가 지하에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향긋한 술 냄새가 났다.
조선시대부터 마포 일대에 삼해소주를 빚는 양조장이 많았다는 것에서 착안해 위치를 옮겨 온 것으로 안다.

 
양조장 내부 시설 사진. 아카데미 등록을 하면 수강생들도 여기서 함깨 만들 것이다.

 
아래는 강의와 시음회를 겸하는 공간이다. 여기서 시음회를 했다.

 
시음회에 마실 총 15종의 약주와 소주가 일렬로 놓였다.
참고로 천에 적혀진 글씨와 소주병 라벨지 글은 김성태 캘리그래피 작가가 쓴 것이다 한다.

 
마신 술 하나하나를 적고 싶지는 않고, 그저 삼해소주는 너무나 내 취향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날 내 음주 라이프에서 가장 충격적인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귀주(酒) 가 그것이다. 지인들이 이따금씩 귀주 이야기를 하길래, 인터넷을 찾아보고 70도가 넘는 술이라는 정도만 안뒤에, 실제 마셔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될 만한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병에 30만원짜리였는데, 홀린 듯이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마시면 귀신이 되고, 귀신이 마시면 사람이 된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그저 나는 혀에 살짝 축이는 것 만으로도 강하게 퍼지던 방향이 마치 귀신의 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전에 주류 박람회에서 75도 짜리 도수의 술을 한잔 마신 적이 있었는데, 귀주는 차원이 다른 방향을 띄고 있었다.
김현정 대표는 그 비결은 기밀 사항이라고 한다. 증류 단계에서 무엇인가를 첨가한다는 데 알 수 없는 일이다.
듣기로 침향을 넣은 귀주는 또 다른 차원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여하간 어제 내내 귀주의 충격에서 얼얼한 저녁을 보내고, 아침이 되어 아카데미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시음회때 수업의 형식으로 듣거나, 질답으로 나눈 몇 가지를 적어본다.

  • 포도와 청수(청포도) 즙으로 술을 만드는 경우, 그때 그때 브릭스 편차가 있지만 따로 당도를 균일하게 하지 않는다.
  • 귤 청주의 경우 초기에는 실제 귤을 구입해서 즙을 내어 사용했지만, 현재는 제주도에서 판매하는 귤 팩(?)을 산다고 한다. 제품의 브릭스는 60bp 인데, 10bp 정도로 가수한 후 사용한다. 직접 귤을 착즙하던 때에는 귤의 섬유질 때문에 쉽지 않았고, 때문에 귤을 갈아서 부재료로 첨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귤 섬유질에서 메탄올이 나오기에 초류를 거르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귤청으로 변경한 뒤에는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 저온 발효실이 두 개 있다. 밑술과 1차 덧술에서는 10도에 두 달 보관하고, 2차 덧술 때에는 15도 창고에서 보관한다.
  • 삼해소주 블랙라벨은 기본 제품에 비해, 나무와 송진향이 나는데, 故김택상 명인이 보석상을 방문했다가 영감을 받아, XX을 넣어 증류한 것이라 한다. 증류전 소주에 2g 정도를 넣고 증류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