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레시피를 중요시 하는 근대 가양주 흐름에서, 삼해주만큼 난해한 경우도 없지 싶다. 삼해주는 13개 정도의 제법이 내려오고 있다고 하니 공정의 일관성은 없다고 봐야하고, 그저 해일(돼지날) 마다 빚는다는 철학적인 의미와 함께 저온 발효를 특징으로 하는 술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음력 1월 12일인 첫 돼지날의 해시(오후 9시~11시)에 첫 밑술을 빚고, 12일 간격으로 총 세 번 술을 빚는 삼해주를 담그며 새해의 염원을 바랬다. 올해 나도 처음으로 산가요록 방식으로 삼해주를 빚었는데, 덧술 단계에 다다르자 레시피에 많은 의구심이 들었다. 저자인 전순의 선생을 붙들고 이 비율로 어떻게 원문에 나온 "죽"을 쑤라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었으나 의중은 알 수 없었고, 주변에 술 빚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