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 일지/이양주

[완료:B-] 향훈주 #1 @2024.07.07.

from마음 2024. 7. 7. 10:02

향훈주(香薰酒) 란?

  • 한자 그대로의 해석은 "좋은 향초(香草)의 향기가 있는 술" 정도가 될 것인데, 이 술의 유례가 반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니, 향기를 상징적 의미와 수행의 도구로 사용했던 것과 연관지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 제법은 전형적인 이양주 방식을 따르므로, 향이 매우 좋은 술이면서 높은 수율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다른 술과 달리 발효가 거의 끝날 무렵에 탕수를 가수한다는 것이 매우 독특한 경우다. 
  • 대게 향이 좋은 술들의 제조 원칙 몇 가지 중 하나는, 밑술을 죽으로 한다는 것인데, 향훈주는 밑술의 쌀을 가루내지 않고 쌀알 그대로 죽을 쑨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지을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경주 교동법주’나 ‘해남 진양주’의 주방문과 유사하며, 이 술들 모두 궁중에서 외부로 전파된 것이지만, 본래 그 유례는 반가에서 전해져 온 것이라고 한다.
  • 참고 자료 : https://media1.or.kr/2020/01/142263/

주방문

  • 아래 두 개의 주방문을 놓고 고민하였으나, 최종 '맨'님의 것으로 선택했다
  • 이유인 즉, 후수를 하지 않고자 했고, 자세하게 기록된 '맨'님의 주방문을 참고하여 만들어 과정을 비교하고 싶었다.
  • 참고로 술방문에 적힌 향훈주 주방문의 물 비율이 후수를 고려해서 밑술 물이 약간 더 적고, 누룩도 약간 더 적다.

후보 1, 술방문 http://koreansool.kr/ktw/php/print_table.php?table=SEARCH&_search_txt=%ED%96%A5%ED%9B%88%EC%A3%BC

밑술 멥쌀 2되(1.6kg), 물 10사발(7L), 누룩 1되 5홉(900g)
덧술 찹쌀 1말(8kg), 후수(끓여 식힌 물 2식기)
위, 주방문을 50% 축소
밑술 멥쌀 800g, 물 3.5L, 누룩 450g
덧술  4kg, 후수 1식기 (약 250ml?)
비율 쌀:물:누룩 = 1 : 0.78 : 0.094

후보 2, '맨'님, 이양주 13번 (향훈주 변형) : https://dspman.tistory.com/196

밑술 멥쌀 2kg, 물 9L, 누룩1kg
덧술 찹쌀 9kg (후수 없음)
위, 주방문을 50% 축소
밑술 멥쌀 1kg, 물 4.5L, 누룩 500g
덧술  찹쌀 4.5kg (후수 없음)
비율 쌀:물:누룩 = 1 : 0.82 : 0.09

적용 주방문 

  • 멥쌀 1kg - 삼광미 특등급 (밥해먹으려고 20일쯤 전에 구입했다. 포장 뜯었으니, 최상급의 품질은 아닐 듯)
  • 삼다수 4.5L
  • 누룩 - 소율곡 500g (열흘정도 법제했는데, 최근 장마철이라 외부 습도 65%에서 말린 기간이 있었다)
단계 발효 맵쌀 찹쌀 가공 누룩 누룩형태
밑술 1 6 1   4.5 알곡죽 0.5 분쇄누룩
덧술 7 100   4.5   고두밥    

우려점

  • 금번에 사용하는 누룩은 구입한지 10개월쯤 되었다. 그래도 냄새는 지난 번 것보다는 확실히 낫긴하다.
  • 누룩 밀기울이 변질되었다면, 이상 발효가 날 수 있다는 것이 리스크일 듯 하다.
  • 인덕션으로 만드는 죽과 고두밥 만들기를 여전히 테스트 하는 중이다
  • 저온 발효를 꾸준히 잘 할 수 있을까

새롭게 안 것!

  • 향훈주 주방문에서 2식기라는 도량이 나오는데, "식기"를 모르겠더라
  • 전통주 연구소에서도 배우지 않았던 "식기"는 대체 물 몇 리터를 말하는 걸까?
  • 그래서 맛보기님과 의논하여 추정해 본 결과는, 그야말로 밥 주발(식기)이라는 결론이었다.
  • 그 실마리는 맛보기님이 경주최부자집에 경주교동법주 시연을 다녀온 후기와 추천하신 책에서 나왔다.
  • 우선 경주최부자집의 법주 제법을 기술유출 수준으로 파해진, "경주교동법주" 책에 집기를 언급한 부분이 다음이다.

  • 경주 최씨 보유자는 계량을 저런 법주 되를 사용해서만 하고 있고, 덧술 시 쌀 1되당 용수 3되를 함께 넣는다고 나와있다. 이때 최씨 집안의 "되"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되"의 계량 형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시연회를 보고 다녀온 맛록담님의 이야기로는, 그 양을 여쭈니 정확히 언급을 안해주셨다고 했다. 누룩의 양도 그렇고 추가 탕수도 집안마다 다른 노하우의 영역이라고 하셨다고.
  • 여하간, 다시 돌아가서 향훈주에 가수되는 탕수 2식기는 저런 사발로 넣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근데 왜 넣는가라는 질문을 자문자답해보면, 경주교동법주는 밑술 후 발생한 알콜 도수를 낮추어, 덧술 효모 활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야기는 김도현 양조사님께 일전에 들었던 적이있고, 실제 그렇게해서 술을 만들어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향혼주는 발효 마무리 단계에서 넣는다고 하니 가수의 개념이 강한 듯 하다. 채주 후에 가수하는 방법이 있겠으나, 발효 중에 넣어 조금 더 물섞임이 잘되게 하기 위한 방법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 "2식기"의 양을 대략 추정해보면, 밑술이 죽인 이양주의 경우, 보통 쌀 대비 물의 비율이 4배 혹은 5배인 것을 감안하면, 쌀 1.6kg에 총 물 투입량이 6.4~8리터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쌀이 약간 많은 이양주에서 물을 7리터로 죽을 만들었으니, 대략 "2식기"는 500ml 정도면 될 것 같다. 최저로 잡는다면 1식기를 180ml로 잡아서 360ml을 넣으면 어떨까 싶은데, 보통 그릇에 하나 가득 담아서 계량하기 때문에 250ml 정도 담겨질 듯 싶다.
  • 참고로 AI Claude와 ChatGPT는 다음과 같이 말하더라. 신기하게도 둘다 전통 물 계량 단위인 18의 배수로 추정했다.
  • Claude 3.5는 제법 그럴듯 했는데, ChatGPT는 어림도 없다... 참고로 구글 Gemini에게도 물어봤는데, 마치 정답 모르는 애들이 부분 점수라도 얻겠다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이라, 제외했다




  • 후에 한국술 고문헌 DB를 보니, 더 헛갈리기 시작했다. 식기와 되, 사발, 주발이 다 같다니...
    결국 결론은 "식기"는 각 집안마다 계층해서 쓰던 그릇 크기이므로, 정확히 결론 내릴 수 없다이다.

술빚기

2024.07. 07.(일) 낮 12시 반

  • 오전에 멥쌀을 맑게 씻어 2시간 침지한 뒤, 30분 건조했음
  • 곰솥에 삼다수 4.5리터를 넣고, 인덕션 화력 9에서 15분을 끓이니 그제서야 끓기 시작했음. 그래도 가스불처럼 끓는 양상은 아니었고, 더 기다릴 수 없어서 멥쌀을 투입했다
  • 화력 9에서 15분동안 죽을 끓이니 끓어오름이 많이 심해져서, 7로 낮추었다.
  • 이후 화력 7에서 13분 정도 끊였다. 최대 30분을 끓이려 했으나, 나무 주걱이 작아서 손이 뜨거웠다.
  • 그러다보니 열심히 바닥을 저었음에도, 바닥 일부가 눌러 붙는 느낌이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종료했다.
  • 아무래도 마주왕님 장주걱을 구입해야 겠다고 생각함. 그리고 다음부터는 자로 높이를 재자고도 생각함
  • 알곡 자체는 다 익었긴 한데, 조직 자체가 잘 바스라지는 정도로 풀어지지는 않았다. 손으로 으깨면 약간의 조직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에어컨 다시 튼 뒤, 곰솥을 주방에 두고 식히기 시작했음. 곰솥 뚜껑을 덮고 작은 구멍마저 스카치테이프로 봉했다.
  • 오후 5시 -  4시간쯤 지난 후 곰솥을 만져보니 잔열이 상당했기에, 작은 대야에 물을 받아 얼음 조금 넣고 담궜음

2024.07. 08.(일) 자정 12시 20분 (밑술 완료)

  •  7월 7일(토) 저녁 11시 30분 - 죽 체크하니 품온 온도 25도 였음. 죽은 표면 건조없이 무난히 된 듯 했다.
  •  7월 7일(토) 저녁 11시 50분 - 방실온 26.5도에서 혼화 30분 동안 진행하였음 (혼화 완료 7월 8일 자정 12시 20분) 
  • 그리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아래와 같이 보쌈하였다. (이거 마치... 수면 내시경 하기 전 내 모습 같구만...)
    참고로 보쌈용 이불은 쿠팡에서 구입했다. https://link.coupang.com/a/bIJAxe
  • 이렇게 아이스박스에 넣어두니까 단열도 잘 될것이고, 4살 아들의 손길에서도 안전할 것 같다
  • 7/8 (월) 00:35 ➤ 밑술 주발효 시작
                 00:35 ➤ 아이스박스 실온(26.6℃), 품온(28.6℃)
  • 7/9 (화) 08:20 ➤ 술덧 확인 (밑술+32시간)
                 08:20 ➤ 아이스박스 실온(26.5℃), 품온(28.1℃)
    온도계의 Probe를 헛갈려서, 술덧 온도가 26도대라고 알고 있어서 확인 차 뚜껑을 열어봤다.
    알고보니 아이스박스의 실온이 26도 대였고, 품온은 처음부터 28도대에서 출발한거더라... 즉 이때까지 죽 별다른 온도 변화 없이, 품온은 28도대를 유지했다. 연김에 술덧의 냄새와 상태, 맛을 확인했다. 신맛과 단맛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밑술 초기 단계였다. 잘 끓고 있었다. 품온이 좀 더 온도가 올라가라고, 이불을 아이스박스에 덮었다.

 
7/9 (화) 14:00 ➤ 식깡 뚜껑 개봉 (밑술+약38시간)
             14:00 ➤ 아이스박스 실온(27.2℃), 품온(28.6℃)
온도가 이틀 째 정체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만보니 식깡 뚜껑을 닫아서 산소 유입이 없었다...ㅠ_ㅠ
아차 싶어서 뚜껑을 열고, 면포만 덮어놓게 하고 아이스 박스를 다시 덮었다.
그러고도 이 날 저녁까지 별 변화가 없었는데......
             23:20 ➤ 아이스박스 실온(27.5℃), 품온(28.9℃)
그런데 이때부터 온도 상승 랠리가 갑자기 시작되었다. 뚜껑을 개봉한지 9시간 뒤의 일이다. (밑술+47시간)
 
7/10 (수) 06:30 ➤ 아침에 일어나보니 왠걸 33.9도를 찍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 5분 단위로 0.1도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오전 8시 40분에 37.1도를 찍었다!!
               06:30 ➤ 아이스박스 실온(27.5℃), 품온(33.9℃)
               08:40 ➤ 아이스박스 실온(28.3℃), 품온(37.1℃) (밑술+약56시간(2일8시간20분))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처음부터 면포만 씌우고 했다면 37도까지 오르는 시간이 단축되었을 듯 하다.

 
그래서 바로 꺼내서 냉각을 했다. 발효조 옆면이 뜨근했다.
아이스박스에서는 흡사 카카오닙스같은 특유의 향이 가득했다.

 
               08:40 ➤ 아이스박스 실온(28.3℃), 품온(37.1℃)

               09:00 ➤ 주방 실온(26.2℃), 품온(23.7℃)
               09:20 ➤ 주방 실온(25.9℃), 품온(19.9℃) 37.1도가 20도 미만으로 떨어지는데 40분이 걸렸다.

 
이 후 온도가 17도에서 정체되길래, 조금 더 큰 욕조 바구니에 2리터 얼음생수통을 넣고 냉각했다.
그 뒤 온도는 15도 선까지 떨어졌다. 참고로 저 욕조 바구니도, 맨님 블로그를 참고해서 구입했다.

 
7/10 (수) 22:15 ➤ 얼음이 다 녹은뒤로 슬슬 온도가 다시 오르고 있다.
               22:15 ➤ 욕조 바구니 실온(24.2℃), 품온(18.2℃), 주변 습도 67%
보통 저온을 유지할 때 대야에 얼음을 투입하는 형태의 수냉이 가장 쉬운 대안이긴할텐데, 오랫동안하면 물 비린내가나며 물이 상하는 일이 있고, 발효 용기에도 미끌미끌한 부폐물들이 들러 붙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물이 금방 식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도 발효조의 품온 냉기를 일정하기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의 높은 습도도 단점이다. 하여, 공랭에 의한 냉기 유지가 더 나은 선택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후술하겠지만, 단열만 잘된다면 그 편이 냉기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결론은 보쌈 후 급한 냉각은 수냉으로 하고, 저온 발효 및 숙성은 공랭이 좋을 것 같다.
 
7/10 (수) 22:50 ➤ 발효조는 아이스박스에 옮기고, 생수 얼음 2L 두개를 수건에 싸서 넣었다. 그리고 잤다.
               22:50 ➤ 욕조 바구니 실온(25.6℃), 품온(18.6℃)

 
7/11 (목) 07:40 ➤ 아이스박스 실온(15.5℃), 품온(15.8℃) 
실온 15도 부근에서, 품온 2.8도를 내리는데 8시간 정도 걸린 셈이 되었다.
출근 전에 생수 얼음 2L 두개를 교체 했다. 수건으로 감싸고 넣었다. 아이스박스를 열자 약간 근사한 술향이 감돌았다.
어제 자기 전 500ml 얼음 두개를 더 넣어서, 밤새 아이스 박스 실내 온도가 12.6대로 내려가고, 품온도 15~16대로 내려왔기에, 교체하면서 500ml 얼음 두개도 같이 뺐다. 그러다보니 잠시뒤 실온 온도가 좀 올랐으나, 한번 내려간 품온은 일정하게 유지되는 듯 하다. 혐기성 발효와 함께 느리게 더 내려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목표하는 품온은 일정한 15도선이다.
 
7/11(목) 이 후 종일 15.3도를 거의 유지했다. 거의 움직임이 없이 일정했다.

 
7/12 (금) 00:35 ➤ 실온이 오르는 양상을 보여, 하루도 안되어 얼음을 교체했다. 이후 쭉 이틀 넘게 14도대를 유지한다.
               00:35 ➤ 아이스박스 실온(17.6℃), 품온(15.6℃)

 
7/12 (금) 14도 부근으로 내려간 후 계속 14도 선을 유지했음 (Probe2)

 
7/13 (토) 이틀째에도 품온 14도대를 유지해서 얼음교체를 안했다. 아주 안정적으로 품온과 실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나는 이때 모든 효모가 다 사멸해서 아예 품온이 꿈쩍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7/13 (토) 오후 3시

  • 찹쌀 4.5키로를 두 번에 나누어 새미했다. 각각 약 10분씩 손새미 후 5분은 물 샤워기로 씻어냈다.
  • 첫 번째 절반은 조금 의욕이 과해서 쌀알이 조금 깨졌고, 다음에는 손새미는 좀 덜하고 샤워기로 해서 쌀알을 유지했음
  • 4키로는 구입한지 20일쯤된 묵은 혼합 찹쌀이고, 500g은 얼마전 구입한 백옥찹쌀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 여하튼 다음에 손세정은 좀 더 약하게 하려한다

             오후 11시 경

  • 침지했던 쌀을 조리대로 조금씩 떠내서, 따로 행구고 건조 채바구니에 담았다. 이 과정은 20분 넘게 걸린 듯 하다.
  • 원래 조리대는 쌀눈과 부숴진 쌀을 제외하기 위함인데, 방법을 몰라서 못하고 이번에는 잘 행구기 용도로 썼다.
  • 조리대를 사용하는 편이  아주 잘 행구어지는 듯 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 방법을 사용해 봐야겠다.
  • 이후 45분 간 건조했음

7/14 (일) 오전 12시 40분

  • 고두밥 아랫 부분 수분이 덜 먹으라고, 키친아트 2단 찜기의 1단 바닥에 면보를 하나 댔다. 36센티인데 조금 모자르다.
  • 수증기 구멍을 조금 더 많이 내봤다.
  • 이후 찜기가 끓고, 인덕션 화력 9를 유지하며 40분간 찌고, 20분 뜸을 들였다.
  • 고두밥의 상태는 83점 정도되었을 듯 하다. 바닥면이 좀 질어있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좋은 상태였다.
  • 살수를 염두했지만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 다음번 부터는 중간에 화력을 조금 낮추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 다 하고보니, 찜기 물도 얼마 남아있지 않더라.... 가스레인지를 사용할때를 생각해보면 이보다 많이 남았었다
  • 찜기에 남은 물양, 양도 양인데... 이렇게 남은 물이 맑았던 적은 처음이다. 조리대 사용 때문이다.

  • 이어서 여전히 하던 방법대로 고두밥을 식혔다. 온도 24.8도 까지 식혔다.

 
7/14 (일) 오전 2시 40분 - 덧술 시작 (밑술완료+146시간 20분, 즉 6일하고 2시간 20분 후)

  • 밑술과 고두밥 혼화를 이후 30분간 꾹꾹이로 진행했다. (오전 3시 10분 완료)
  • 걱정했던 밑술은 좋은 산미와 향을 띄고 있었다.아이스 박스를 열었을때 살짝 좋은 향이 나고 바로 사라졌다.
  • 술덧 표면에 전분질 비슷한 것이 많이 뭉쳐셔 있었지만, 향은 좋았다.
  • 원래는 밑술을 거르고 혼화를 하고자 했다가, 밀기울이 발효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보고 싶어서 그대로 했다.
  • 밑술에 밀 껍질이 많이 보였다. 과연 이게 어떻게 될지.... 나쁘게 된다면 간장향이 발현될 것이다.
  •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큰 risk이자, 체크 point가 될 듯 하다.
  • 그런데, 이 후 입항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
  • 발효 과정을 보겠다고 새로 샀던 발효병에 넣었는데 착오로 다 안들어갔고, 12리터 스탠 발효조에 옮겨 담았는데도 모자라서 고두밥 일부를 버리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1시간 정도 실외에 고두밥이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 고두밥이 거의 꽉차게 담겨졌고, 디지털 온도계의 Probe도 바꾸어 넣었고 그것도 심부 중앙이 아닌 1/3쯤만 넣었다.
  • 고두밥에 손을 많이 댔고, 오염에 대한 찜찜한 마음을 가진 채 거의 4시에 되어서야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쌈을 했다.

7/14 (일) 오전 4시 - 우여 곡절 끝에 입항

  • 품온 30도 이전까지는 10분에 한번씩 0.1도가 올랐고, 30도를 넘어가면서부터 15분부터 0.1가 올랐다.
  • 이 후 아주 천천히 점점 속도가 느려지는 듯 하다가, 36.8도부터는 0.1도 오르는데 30분이 걸렸다.

 
7/16 (화) 자정 12시 37분 - 품온 37도 도달 (덧술 완료+45시간 17분)

  • 덧술 완료 시간 :          7월 14일, 새벽 3시 10분
  • 술덧 37도 도달 시간 : 7월 16일 자정 12시 37분 
  • 전통주 연구소 이론으로는 고두밥 덧술 후 (18도부터) 37도 도달 시간이 48시간인데,
  • (정확히 계산하지 않았지만) 약 23도부터 대략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온듯 하다. 
  • 덧술 시에 Probe를 반대로 꼽아서, Probe1이 술덧 온도이다.

  • 30분 전부터 미리 물을 차갑게 해서 13도 수준을 만들고, 발효조를 넣었다. 뚜껑을 닫고 식혀본다.
  • 가만 생각해보니, 다음부터는 아이스박스에서 발효조 냉각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7/16 (화) 오전 5시 경

  • 일어나서 품온 온도를 보니 30도 정도였다.
  • 이력을 보니 37.1도 까지 올랐다가 슬슬 내려왔었고, 일어났을 때는 5분 단위로 0.2도씩 떨어졌다.
  • 37도는 37.1도로 오르다가 다시 37도가 되었고, 36.9도가 되기 까지는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다.
  • 아침이면 아이가 만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이스박스에 얼음 생수통 2L 두개 와 500ml 두개를 넣어 12도까지 식힌 뒤 발효조를 옮겼다. 이때부터는 5분마다 0.1도씩 내려갔다.
  • 옮기는 과정에서 눅눅해진 면보를 갈았고, 술덧을 보니 다행히 넘치지 않았다. 시큼함과 좋은 술향이 코에 감돌았다.
  •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온도가 내려갔다. 빨리 냉각해야 10시간 보통이면, 12시간 걸린다고 봐야 한다.
  • 7/15 (화) 자정 12시 37분 - 37도 진입
  •                오전   8시   2분 - 25도 진입 (37도부터 + 약 7시간 반)
  •                오후 12시 32분 - 20도 진입 (37도부터 + 약 12시간)
  •                오후 15시 17분 - 18도 진입 (37도부터 + 약 14시간 45분)

  • 품온은 15도 이하로 떨어지고 있고, 실온은 15도 선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 中

7/22 (월) 오후 10시 - 입항 1주차 기록

  • 품온 15도까지는 꽤나 오래 걸렸다 (7월 16일 저녁 9시 30분 = 냉각시작 후 20시간)
  • 이후 14~15도 선을 오가다가, 19일부터 13.5~14도 대를 오간다. 사실 이것은 얼음 투입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르다.
  • 생각보다 얼음 투입으로 온도를 일정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 2L 두개를 넣으면 실온이 14도선으로 내려가면서, 품온이 13도 초반이나 그 밑으로 내려가려 하고,
  • 500ml를 넣으면 12시간만 지나도 실온 18도를 올라가려 한다.
  • 실온 15~16도를 적당한 유지 시간으로 유지하는 방안은 2L 한병과 500ml 한병 조합이다.

 

  • 실온 온도계가 발효조 위에 있다보니, 아이스박스 아래와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
  • 보통 실온보다 품온이 2도 낮던데, 아래는 몇도일까?
  • 아이스박스 밑바닥에 온도계를 한시간정도 두었다가 체크해보니, 온도 13.7도 습도 40%가 나왔다.
  • 이때 실온은 16.4도였다. 약 2.7도의 차이가 있었고, 결국 품온이 13.9도니 바닥온도와 거의 같은셈이다.

  • 이틀 정도까지는 향긋한 술 향기가 났는데, 이후부터는 살짝 아세톤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섞인 술 향이 났었다.
  • 오늘은 또 살짝 단향기도 난다. 유리병이 아니니 안에가 어떤지 알 수가 없구만....

7/30 (화) 오후 11시 - 입항 2주차 기록

  • 지난주 대비 크게 특별할 것은 없다.
  • 최고 온도 14.4도 최저온도 12.9도 선을 등락하는데, 전주 대비 스스로 알콜 발효를 하며 생기는 품온이 히마리가 없는 느낌이다. 얼음을 교체하며 아이스박스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세네시간 뒤부터 온도가 같이 내려가고, 반대로 얼음이 녹아 온도가 높아지면 그에 따라 온도가 세네시간 간격으로 두고 오른다. 품온이 버텼던 전주에 비해서는 외부 온도에 따라 쉽게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 신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3~14.5도 사이구간만 맞추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얼음을 교체할때마다 향긋한 술냄새가 난다. 청향 비슷한 향이 감돌아 기대치를 올리는데, 아내가 말하길 향기는 늘 좋았댄다.
  • 얼음 갈이를 한지 2주가 되니, 와인셀러 구입 충동이 매우 치솟는다. 오늘은 거의 결제 할뻔 했다.
  • 진즉에 와인 셀러가 들어갈 자리에 있던 스타일러도 당근으로 팔아 넘겼다. 이제 내게 남은건 결제 뿐인지도 모른다.

 
8/8 (목) 새벽 2시 - 입항 3주차 기록 (덧술 후, 25일)

  • 8/2 - 와인셀러 구입/설치 후, 오후 1시에 발효조를 넣었다.

 

  • 8/4 - 예상외로 와인셀러 온도 컨트롤의 진폭이 잦다는걸 알았다.
  • 상/하칸 모두 13도로 하고 지켜보니, 대략 40~50분 단위로 2도 중후반의 온도가 오르고 내려간다.
  • 즉, 13.2도부터 15.8도 정도가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술덧 품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긴한다.(설정 온도 13도 기준)

 

  • 8/8 - 와인셀러 내부 온도 변화에 따라서 품온은 대략 13.7~14도 사이의 등락이 있었다. 와인셀러가 생각보다 빠릿하게 온도 제어를 안하고 슬렁슬렁하는데, 아마도 결로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 아닐까 싶다. 
  • 파악하기로는 몇 가지 상황에서 온도 제어를 임계치 이상으로 놓다가 다시 동작한다.
  • 1) 와인셀러 문을 수어분 오랫동안 열어서 경고 알림음이 들리는 경우 (그래프에서 첫 진폭)
  • 2) (잘돌아가던) 와인셀러 전원을 껐다 키는 경우 (그래프에서 첫 진폭)
  • 3) 최대 약 18시간 간격마다, 혹은 12시간 마다 (이후 작은 진폭)
  • 이것 때문에 품온이 0.3~0.4도 정도 변했다. 물론 오랜시간에 걸쳐서 천천히 변한다.
  • 그리고 위의 세 경우에 온도 제어를 기준을 다시 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온도 진폭 차이가 좀 있다.

  • 와인셀러가 온도 컨트롤을 생각보다는 빡빡하게 하지는 않지만 품온 유지에는 안정적으로 보였고, 무엇보다 소음을 거의, 진짜 거의 느끼지 못하겠다. 방에 두는데도 조용하다. 아마도 이건 엉성한 온도제어와도 연관이 있어보인다.
  • 대략 40분에 한번씩, 사용자 설정 온도에서 2.8도 정도오르면 잠깐 2~3분정도 냉장을 가동시켜서 온도를 내린다.
  • 냉각 가동 시점 간격도 널찍한데, 냉각 시간도 짧아서 소음이 거의 잘 안 느껴진다.
  • 결론은 이걸 왜 이제야 샀나 싶다. 품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봐서, 수일내에 온도계를 제거할 수도 있겠다.

8/27 (화) 새벽 1시 40분 - 입항 7주차 기록

  • 와인셀러를 열때마다 냄새를 맡으면 술 냄새가 나긴하는데, 술덧을 전혀 볼 수 없어 답답하다.
  • 그동안 품온 13.2도를 꾸준하게 유지해왔다. (오차 범위 0.2~0.3도 차이)

  • 그리고 오늘 디지털 온도계를 제거했다. 제거 하기전 마지막 온도 기록이 될 것이다.
  • 온도계를 빼며, 센서에 묻은 술덧을 조금 맛보니 아주 달달한 맛이 느껴졌다. (나.... 단 거 싫은데... ㅠ_ㅠ)
  • 바라는 것은 저온 발효이기 때문에 효모는 당화보다는 쬐끔 더 빨리 알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뭐가 되던지간에, 두 달 뒤쯤 열어보자.


11/1 (금) 오후 10시 (채주! 덧술 입항 후 110일)

  • 드디어 채주를 했다.
  • 100일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막상 100일이 되니 냉장고 숙성 공간이 없어서 10일 미뤘다.
  • (예상했지만) 단맛이 강한 이양주였는데, 이취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바디감도 적절했다.
  • 예전에 내가 만들던 이양주의 범주 그 어딘가에 있던 단맛의 술이기는 하지만, 밸런스가 미려하게 좋았다.
  • 내가 바라는 산미나 복합적인 맛이 감도는 것은 느끼기 힘들었으나, 까다로운 아내의 시음평은 합격이었다. 달기는 하지만, 이취가 없고 이런 단맛에 먹는 술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 그렇다고, 100일 저온 발효를 한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 아무래도 단맛을 싫어하는 나보다는 좋아하는 분들께 시음평을 듣고 싶기도 하다.
  • 7리터 정도가.나왔고, 김치 냉장고로 보냈다. 일주일 뒤에 시음 평가를 한번 더 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