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박록담 소장님이 하시던 말씀 중 "이론에 막힌다"는 것이, 딱 나를 일컫는 말이 아닐까 싶다.
- 도량과 비율을 다시 따져 석탄주를 빚어보자는 생각을 한지가 한달인데, 오늘에서야 밑술을 했다.
- 이유야, 전통 도량형을 다시 공부하고 주방문을 찾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술 하나 빚을 시간이 지난 셈이었으니 말이다.
- 최근 박록담 소장님이 쓰신 < 방향과 청향의 술 > 2, 3권을 구입했다. 그동안 늘 의문스러운 것이 석탄주였는데 개정판을 다시보니, 소장님께서도 많은 조사와 고민을 하셨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석탄주 주방문이란 것이 정형화된 것 같으면서도, 생각외로 다양하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것은 나중에 따로 정리해볼 일이 있을 것 같다.
- 여하간, 와인셀러도 구입했고 아이스박스도 놀고 있고 하니, 아래 주방문을 참고하여 석탄주를 만들어 보기로 한다.
- 전통주 연구소 연구반에서 사용하는 비율인데, 실제 수업에서는 밑술 쌀을 늘려서 2kg으로하고, 고두밥 쌀은 1/2만 사용하는 것 같더라.
- 하여, 이번 석탄주는 전통주 연구소 연구반 주방문 원문 그대로 만들어 보는 것이 목표다.
- 이렇게나 밑술 물이 많은데, 술이 잘 될까? 누룩도 적은 편이다.
연구반 석탄향 주방문 |
비율 | ||
밑술 | 멥쌀 2되, 누룩 1되, 물 2병(6되) | 백미 1.6kg, 누룩 600g, 물 10.8리터 | 쌀/물 1 : 6.75 쌀/누룩 0.0625 |
덧술 | 찹쌀 1말 | 찹쌀 8kg | |
비율 | 쌀 물:누룩 = 1 : 1.125 : 0.0625 |
방문
위 주방문을 50% 축소하여 아래와 같이 만들어 본다.
- 멥쌀 800g - 더담은 경기미 참드림 쌀 특등급 (삼광미+조정도 교배)
- 삼다수 5.4리터 (베란다 여름 기온을 한달 반을 맞음)
- 누룩 - 300g (한달 전 법제 후, 실외 습도가 너무 높아서 방에 한달 정도 펼쳐두었음)
- 찹쌀 4kg - 쿠팡 동진 찹쌀
단계 | 일 | 발효 | 맵쌀 | 찹쌀 | 물 | 가공 | 누룩 | 누룩형태 |
밑술 | 1 | 7 | 0.8 | 5.4 | 알곡죽 | 0.3 | 가루 | |
덧술 | 8 | 100 | 4 | 고두밥 | ||||
비율 | 밑술 비율 - 쌀:물:누룩 = 1 : 6.75 : 0.375 최종 비율 - 쌀:물:누룩 = 1 : 1.125 : 0.0625 |
술빚기
2024.08. 10.(토) 오전 11시
- 몇일 전 아내가 집에 쌀이 떨어져서 쿠팡에서 구입했다는 쌀 800g을 계랑 후 백세했다.
- 한 눈에도 쌀이 약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절반은 심백이 있고 절반은 투명한 독특한 형태였다.
- 품종을 보니 참드림 쌀이라는 개량미라는데, "삼광미"에 국산 토종벼인 "조정도"를 교배한 품종이라고 한다.
- 개인적으로는 개인양조에서 쌀품종이 주질에 미치는 영향은 낮다고 본다.
- 5분정도 손으로 돌려 씻고, 10분정도 싱크 샤워기로 씻었다. 이 후 2시간 30분 침지한 뒤, 조리대로 씻어 담아 30분 건조했다.
- 인덕션에서 곰솥에 삼다수 5.4리터를 담아 물을 끓였다. 삼다수를 사놓은지 한달 반쯤되었는데, 햇빛이 안들어오지만 더운 곳에 방치했다. 물맛을 보니 텁텁함이 감도는데, 그냥 썼다.
- 그리고 오늘은 새로 구입했던 마주왕님 장주걱을 썼다. 마주왕님께 제품 사진을 여러개 받을 때도 이게 이렇게 긴 것인줄은 몰랐는데, 받아보니 너어무 길었다 ㅋㅋㅋㅋ 택배로 받은 날, 아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이게 어느정도로 기냐면, 36cm 곰솥을 미니미로 만들어 버린다. 나는 이것을 "언월도"라고 부르기로 했다.
- 죽을 끓이면서 처음에는 좀 길이가 부담되었는데, 매우 편했다. 두 손으로 잡고 멀찍하게 돌리면 온도에 영향 받지 않고 잘 끓일 수 있다. 그런데, 막판에 죽 하나가 멀리 튀어 왼쪽 팔에 살짝 화상을 입었다 ㅠㅠ 다음에는 인덕션 전용의 두르는 덮게를 써서 방어하기로 한다.
- 죽은 인덕션에서 아래와 같이 끓였다.
- 1) 화력 9로 순수히 물을 끓이기 (17분 소요)
- 2) 멥쌀 투입하고 뚜껑을 덮고, 1분 뒤마다 열어 잠시 저어주고 뚜껑 덮기를 반복함 (5분 소요)
- 3) 화력 7로 낮추고, 잠시 저어주고 뚜껑 덮기를 반복함 (12분 소요)
- 4) 쌀 투입한지 17분이 되니, 죽이 걸죽해지면서 끓는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음. 이때부터 계속 저어줌. (13분 소요)
- 5) 2,3,4의 단계로 총 30분을 끓여주었음. 물이 많은 비율이었기에 매우 수월하고, 쌀 또한 잘 익었던 것 같다.
- 오후 4시부터 냄비를 식탁위에 둔 채로 식혔음. 내일 혼화하기로 마음 먹었기도 했음. 자정까지 온기가 있었다.
2024.08. 11.(일) 오전 11시 5분 (혼화 완료 11시 30분)
- "향훈주"에 쓰고 남은 누룩 중에서 큰 알갱이를 대강 골라내고 남은, 누룩 부스러기와 가루 300g을 따로 모았다.
- 죽 냄비는 오전 10시부터 상온물이 담긴 대야에 넣어두었는데, 11시 5분부터 꺼내 누룩과 혼화 25분 했음
- 11시 30분 혼화 완료하고서, 보쌈 후 아이스 박스 입항은 11시 45분에 했다. 방 실온 28.3이였다
- 품온 온도 변화는 아래와 같다. 그런데 왜 계속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냐....
2024.08. 12.(월) 오전 7시 (밑술 완료 + 20시간 30분)
- 거의 하루가 되도록 품온 28.5 ~ 28.8 정도로 온도가 정체되고 있어, 교반 목적으로 열었다.
- 발효가 진행되고 있고, 산뜻한 산미와 이어 단맛이 있는 수준이었다.
- 하루가 안된 시간인데도 느껴지는 산미로 볼 때. 일반적인 밑술보다는 초산이든 뭐든 우점하기 시작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은 톡쏘는 산미는 아니어서 젖산인가 싶기도하다가, 초산이라면 당분비로 볼때 아직 당분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 알콜 소독한 수저로 가볍게 교반해주고 덮었음
2024.08. 13.(화) 오전 9시 (밑술 완료 + 45시간 30분)
- 이틀째가 되도록 여전히 품온 28.5 ~ 28.8 정도로 온도가 정체되고 있어서 열어봤다.
- 보쌈으로 더 두어봐야 온도가 더 오를 것 같지 않고, 이대로 48시간을 넘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와인셀러로 보내고 5일을 두기로 했다.
- 열어보니 아래와 같았는데, 알곡죽에서 분해가 덜된 전분질이 떠오른 것으로 판단했다.
- 맛은 안봤지만 시큼하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기포가 좀 일어났다. 와인셀러의 맨윗 칸으로 올렸다.
2024.08. 14.(수) 오후 9시 30분 경 (밑술 완료 + 83시간)
- 와인셀러 맨 윗칸의 온도 편차가 너무 심했다. 40분동안 5도 이상의 온도 편차가 발생했다.
- "2. 윗칸"이었던 거의 하루 동안 17도 수준까지 내려간 뒤, 비교적 안정적인 온도의 중간칸 앞쪽으로 옮겼다.
- 중간칸 앞쪽은 40분내에 2도 안쪽(13.8~15.6)으로 편차가 났다.
- 낮 시간에 지인에게 밑술 상태를 보여주니 산막같다는 의견을 냈고, 특히 양조사 분이 산막이 맞을 거라고 했다...!!!
- 역시 이 물양에 이 누룩의 양은 무리였을까....
- 이 후 그냥 두고 있는데, 온도가 계속 오르고 있다.... 현재 19.2도를 넘었다. 초산 발효(오염)에 의한 온도 상승인가.
2024.08. 14.(수) 오후 10시 30분 경 (밑술 완료 + 84시간)
- 위에 글을 쓰고나서, 발효조를 꺼내봤는데 옮기는 중에 매우 활발한 기포 소리를 들었다.
- 처음 와인셀러에 넣을때는 다 죽어가는 밑술 같더니만, 저온 상태에서 이렇게 활달하다니...
- 그리고 면포를 걷어제쳤는데, 산막이 아닌 느낌이 들었다.
- 양조사님께 보여드리니, "저건 쌀이랑 누룩의 밀기울 때문에 단백질이 뭉친거예요"라고 하신다. 다만 저 막에 곰팡이가 잘피니 잘 저어주라 하셨다. 그래서 버릴 생각을 했다가, 다시 수습해서 넣었다..... ㅠㅠ
- 참고로 맛은 아주 톡쏘는 신맛이었다.
- 다시 잘 저어서 와인셀러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와인셀러의 온도가 또 한번 깨졌다.
2024.08. 16.(금) 오후, 덧술 준비
- 품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8월 14일 오후 11시 30분이었다. (밑술 발효 후, 84시간 즉 3일하고 12시간 후었다.)
- 다음날인 15일부터 품온이 서서히 떨어지더니, 16일 오후 2시에는 14.8도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 원래는 7일 뒤 덧술을 하려했으나, 예상했던 온도 커브와 달라지기도 했고 이런 상황에서 효모를 더 굶기지 말자고 생각하여, 덧술을 바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주말에 바쁠 것 같아서 진행했던 것도 있다.
- 덧술 준비는 아래처럼 진행했다.
- 오후 2시 - 동진 찹쌀 4kg 세미를 시작하였는데, 전날 쿠팡에서 구입한 < 정남진장흥 산들해랑 동진 찹쌀 >이 썩 좋지 않은 찹쌀인 듯 하다. 싸래기도 간혹 있었고, 씨눈 부분도 말끔하게 제거된 것 같지 않다.
- 4키로 찹쌀을 반씩 나눠 작업했는데, 처음 5분간은 씽크대 샤워기로 쌀 부유물을 빼고, 이 후 손으로 5분 돌려 씻은 뒤, 조리대로 10분여간 덜어 씻어 침지 물이 담궜다.
- 위 처럼 두 번하니 세미하는데만 40분의 시간이 흘렀다
- 오후 8시 - 건조된 찹쌀 헹굼. 조리대로 하나하나 헹궜다. 20여분 소요됨 (세미만 1시간 한 셈이되었다)
- 오후 9시 - 침지한 찹쌀 건조 시작
- 아마 오후 10시 - 고두밥 시작함, 인덕션 화력 9에서 40분 찌고, 20분 뜸들였다.
- 이전과 다른 점은 1단 찜기에 면보를 조금 골고루 두껍게 깔았다는 것이다.
- 그래서 그런가 이전에 했던 인덕션 고두밥보다 밑바닥이 질은 부분이 많이 줄었다. 아예 없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고두밥 상태는 좋아 보인다.
- 세미할때 조리를 사용해서 찜기에 남은 물도 맑았다.
- 이후 약 40~50분을 식혔다. 평소보다 조금 오래 식혔다. 선풍기 반대 편 고두밥 품온은 27도였다.
2024.08. 17.(토) 오전 1시, (덧술 완료 1시 40분)
- 오전 12시 경 - 와인 셀러에서 꺼낸 밑술 발효조에 무엇인지 모를 무엇이 떠올라 있어서. 조리대로 거둬내봤음.
- 걷어낸 것들을 손으로 만져보니, 일반적인 발효을 전혀 일으킬 수 없는 찌꺼기 처럼 보였다. 거품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만져보니 씹다 버린 껌처럼 제법 단단한 조직이더라. 절대 발효될 수 없는 것들 같았다.
- 초산은 약간 어느 정도 있어 보이긴하지만, 못쓸 산막 정도는 아닌 것 같다.
- 오전 1시 40분 - 밑술과 덧술 혼화를 오전 1시에 시작하여 40 분 후 혼화 완료하였음
2024.08. 17.(토) 오전 2시, 입항
- 입항 후 '맨'님 도구를 참고하여 사두었던, 보냉팩에 보쌈하여 발효조를 두었다.
- 원래라면 아이스박스에 둬야하지만, 높이가 높은 PET 발효조를 사용하는 까닭에 보냉팩을 꺼냈다.
2024.08. 17.(토) 오후 11시 25분
- 입항 때에 24.4였던 품온이 34.1도가 되었다. (입항 후 21시간 25분 후)
- 초반에는 품온이 가파르게 올랐으나, 패턴을 보니 35도 경에서 최고 온도를 찍고 내려올 듯 하다.
- 지난 "향훈주"에 비해 밑술의 효모 상태나 증식 정도가 그보다는 낮은 것 같다. 여름 날 밑술이 상할 것을 염려해서, 밑술 발효 이틀만에 와인셀러로 옮겼으니, 효모가 제대로 증식 못했을 것이다. 아니면 술덧에서 물의 비율이 쌀보다 더 많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누룩의 양이 적은 것도 이유였을까.
- 품온이 37~38도가 아니고 35도 경에서 멈춰진 술덧의 주질은 어떨지도 궁금해진다.
2024.08. 19.(월) 오전 8시 (입항,보쌈 후 54시간(2일 6시간) 후)
- 최고 품온 35.4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35.3도로 떨어지기 시작하길래 냉각을 준비했다.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번 술은 효모 활동성이 낮아서 그런지, 실외 온도와 품온의 온도차가 5도 미만으로 났는데, 온도가 떨어진 것도 에어컨을 틀면서 실온이 떨어지니 같이 떨어진 것일 거다. 그래서 실제로 유의미하게 떨어지는 움직임은 아니었을듯하나, 고두밥 기준 보쌈이 48시간을 넘어갔기 때문에, 이 쯤이면 냉각 타이밍이 되었다 판단했다.
- 보쌈된 발효조를 꺼낼 때, 달큰한 냄새가 강했고 이어 미려하게 카카오닙스 향이 났다. 사과향 그런건 나지 않았다. 아마도 당화는 잘되었는데, 효모 증식과 활동성이 약해서 발효는 부족한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긴 하다.
- 냉각에 앞서 기존 발효조의 뚜껑을 아래의 실리콘 덮개로 미리 교체했다. 와인셀러 높이에 살짝 안맞았기 때문이다.
- 적당한 사이즈의 실리콘 덮개로 발효조 뚜껑을 막고, 랩으로 둘러 쌌다. 그렇게 해도 품온 온도계 센서 줄때문에 약간의 이격이 있고 그 틈으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올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 그리고는 아이스박스에 물을 받은 뒤 발효조를 넣고, 얼음을 채워 냉각했다.
2024.08. 20.(화) 자정
- 전날 냉각을 하고 12시간쯤되니 이미 품온은 15도 정도로 내려갔다.
- 자정까지 아이스박스에 두었다가 꺼내서, 건조한 술덧 표면을 젖시려고 통을 흔들어줬다.
- 그 후에 와인셀러로 옮겼다. 품온은 13.9도였다가 이후 계속 14.2로 유지중이다.
- 그런데, 인터넷을 찾다보니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신 분이 있었다....
심지어 도량도 나와 같이 하신..... 결과는 맛 없는 석탄주라고... ㅠ_ㅠ
https://blog.naver.com/whatisthis84/220938662726
- 나는 저온 발효를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과연 크게 다를까.....
- 결국 이 실험(?)은 도량형에 대한 의구심에서 출발한 것이라, 조금 전 고민끝에 어떤 분(?)과 새벽에 통화를 했다....
결론은 해보는 수 밖에 없다는 거다. 이것은 나중에 이야기할 때가 올 듯 하다.
2024.8. 27.(화) 오전 1시 40분
- 그동안 품온 14.1~14.2도를 유지해왔다. 앞으로도 변할일이 없기에 디지털 온도계를 빼며 마지막 기록을 첨부한다.
- 온도계 센서에 묻어나온 술덧 조금을 맛 보니, 이맛도 저맛도 아닌 쓴맛이 느껴졌다.
- 참고로 향훈주 발효조에 비해서, 온도 편차가 낮은 위치에 놓았다.
2024.08. 27.(화) 오후 11시 (덧술 완료 후, 10일 21시간)
- 당화와 발효는 아직 조금씩 꾸준히 되고 있다.
- 술덧의 2/3는 가라앉았다. 그리고 더 계속 가라앉고 있다. 노란 부분 위가 윗막지다.
- 거의 3달 뒤 볼 예정이다. 근데 이 술은 잘 안될 것 같다... 잊고 살아야겠다.
2024.09. 27.(금) 오후 10시 30분 (입항 후 약 30일)
- 윗막지는 조금 줄었는데, 더 이상 줄 것 같지가 않다.
- 이래저래 이 술은 기대가 되지 않아서, 거의 애정도 없이 방치 중이다.
2024.10. 10.(목)
- 약 일주일 전부터, 청주가 표면위로 다 뜬 것이 보인다. 발효도 전혀 없다.
- 맛이 없을 것 같아서, 채주를 막 하고 싶지가 않다... 조금만 더 두어보자
2024.10. 20.(일) (채주, 덧술 후 약 64일)
- 불연듯 살짝 뜬 청주를 떠서 마셔보니, 맛이 잘 든 석탄주가 되어 있었다.
- 조선시대 계량 실험이던 것인데 생각보다 결과가 괜찮았어서, 앞으로 이런 비율의 술을 좀 더 만들어 볼것이다.
- 새벽 12시 30분에 채주를 하고, 김치 냉장고로 넣었다. 대략 7.7리터 정도 술이 나왔다.
- 단맛이 강했지만, 산미와 함께 알콜 술맛도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었다.
- 아내에게 시음평을 물어보니, 끝맛에 감도는 쓴맛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 내 생각에 그것은 단순히 알콜취이거나 완벽하지 못했던 고두밥 때문이거나, 사용했던 삼다수가 가지고 있던 텁텁함 맛이 원인이었을 것 같다.
- 청주가 확실히 더 맛있었던 기억이고, 탁주는 텁텁한 단점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었다.
- 하여 조만간에 필터 여과를 해서, 청주로 만들것이다. 그동안 술은 냉장고에서 저온숙성이 될 것이다.
2024.11. 2.(토) 오후 11시
- 맛이 좋았다고도 생각되었는데, 냉장 숙성을 하며 맛이 조금 안좋은 방향으로 달라졌다.
- 이도저도 아닌 에매하게 단 맛의 물 같은 술이랄까.
- 과감하게 폐기하고, 이런 도량의 술은 빚지 않기로 하였다.